여름빛에 물든 응봉산
◆ 방송 : 2010년 6월 27일(일) 오전 7시 20분 / KBS 1TV
가슴속까지 뻥 뚫릴 만큼 우렁찬 계곡소리와 숲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찾고 싶어지는 여름이다. 산을 제법 잘 탈 줄 안다는 산악인들이면 이런 여름에 생각나는 산이 있다. 바로 강원도 삼척과 경상북도 울진에 걸쳐 자리하고 있는 응봉산(998.5m)이다. 사실 악산(惡山)으로 유명할 만큼, 험한 바위 능선과 깊은 골이 자리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았던 만큼 원시 그대로의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이번 응봉산 산행을 함께 할 동행자는 산악 동호회 회원들이다. 자신들은 산에 중독되어 있다고 당당하게 말 할 만큼 매주 주말마다 산을 오르며 산과 더불어 사는 이들이다. 여름을 여는 이번 산행은 푸른 산 빛과 시원한 계곡을 만날 수 있는 응봉산으로 향하기로 했다. 응봉산을 처음 찾은 사람도, 몇 년 전 응봉산에 한번 올랐던 사람들도 첩첩산중에 자리하고 있을 비경을 만난다는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들이 응봉산을 오르기에 앞서 먼저 찾은 곳은 응봉산 자락 끝에 있는 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이다. 이 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로 평균 수령이 150년, 평균 키가 23m나 되는 금강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리하고 있다. 동호회 회원들은 수령이 무려 520년이나 된 가장 오래된 금강 소나무를 보면서 이 나무가 묵묵히 버텨온 오랜 세월을 생각하니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또한 코끝은 자극하는 진한 솔향기와 숲 기운에 모두들 행복해진다.
본격적인 응봉산 산행은 덕풍마을에서 시작한다. 오래도록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던 곳이라 길은 험하기만 하다. 제대로 된 등산로가 없어 어려움도 있지만, 발길 닿는 곳이 곧 길이요,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이다. 특히 용소골은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면서 용트림을 할 때 생겼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으로, 우리나라 최후의 비경지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계곡이다. 12km에 이르는 바위병풍을 굽이 돌 때마다 새로운 장관이 쉼 없이 펼쳐진다.
산악 동호회 회원들은 서로 잡아주고 끌어주며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간다. 암벽을 타듯 힘겹게 오르다가도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노라면 세상의 모든 근심과 걱정, 피로들이 시원한 물아래로 사라지는 듯하다. 시원한 계곡을 지나면 응봉산의 울창한 산림이 그들을 반겨준다. 이들은 계곡산행과 능선산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응봉산을 오르며 산의 또 다른 아름다움과 마주하게 된다.
◆ 동 행 : 산악 동호회 회원 (송주원, 석정호, 김경애, 이원영, 장진호) ◆ 이동 코스 : 첫째날 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 삼척 덕풍마을 등산로 입구 - 제 1용소 - 매바위 - 제 2용소 - 제 3용소 둘째날 덕풍마을 - 863봉 - 전망 바위 - 응봉산 정상 (998.5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