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이야기
[스크랩] 트럭 몰고 농사짓고 배달하는 77세 할머니
초심방
2011. 8. 30. 12:26
<주철우가 만난 사람> 트럭 몰고 농사짓고 배달하는 77세 할머니 | ||||||
잠자는 시간도 아깝다는 정열의 권분옥 여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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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27마지기, 밭 30마지기 농사를 짓고 소 5두를 자신의 손으로 키우는 억척 할머니이다. 농사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오후에는 시장 안에 있는 식품가게 문을 열어 어엿한 사장으로 변신한다. 화약 납품사업을 하는 남편을 따라 울진에서 살게 된 지도 20여년, 몇 해전 고인이 되어 현재는 큰 아들이 운영하고 있는데, 가끔 일손이 부족하면 권 할머니는 화약배달도 서슴지 않는다. 그녀는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우사에 소여물을 챙겨주며 하루를 연다. 그 일을 끝내면 바로 밭에 가서 고추, 생강, 들깨, 배추 등 밭작물을 심고 가꾸는 일을 하고는 집에 돌아와서 늦은 아침을 드신다. 올해 유난히 많은 비로 인해 논두렁에 잡초가 무성하다며 식사후에는 휴식도 없이 예취기를 트럭 뒤에 싣고는 직접 몰고 나간다. 그 넓은 논두렁은 어느새 요란한 기계음과 할머니의 능숙한 손놀림으로 깔끔해진다. 권 할머니는 예전에는 비료 한 포대를 매고 일했는데, 지금은 반 포대 밖에 매지 못한다며 세월 앞에 그녀도 넘지 못할 벽이 있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낮잠을 한 번도 자 본적이 없었단다. 부지런함이 몸에 베여있는 할머니는 최근까지 밤에는 삼베를 삼으셨지만, 기력이 예전 같지 않아 얼마 전에 그 일만은 손을 놓았다.고 한다. 22년전 몇 번의 도전 끝에 운전 면허증을 취득했다는 할머니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미루는 법이 없이 그때 바로 실행에 옮겨야 직성이 풀린다 한다. 심지어 자식들에게 농사일을 맡기는 것도 싫어 해 몇 해 전에는 트랙터까지 구입해 농사를 짓고 있다. 농사일을 하다 몸이 피곤하고 따분해지면 막걸리 한 사발에 노래 한 가락 신나게 부르면 기분도 좋아지고 몸도 가벼워져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한다. 시장에서 장사를 하다보면, 친구들이 가끔 찾아와서 신나게 수다도 떨다가 각 자 집으로 돌아간다. 친구들은 유모차를 밀고 가지만, 자신은 트럭을 몰고 간다며 웃는다. 조그마한 체격의 할머니 건강 비결은 밥 많이 먹고 열심히 일하면 된다고 한다. 식구들 중에 지금도 밥을 제일 많이 먹으며, 질긴 고기가 제일 맛있다고 튼튼한 자신의 이를 자랑한다. 권 할머니는 안동 친정집은 농사를 지었지만, 시집와서 처음에는 농사짓는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화초 키우는 일이 취미인 남편 역시 농사에 관해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 울진에 와서 처음 농사를 시작했으며 주변사람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이젠 고추, 배추, 벼농사 등 농사짓는 일에 관해서는 전문가가 다 되었다. 할머니는 조금만 더 젊었으면, 비닐하우스에 특화작물을 재배해 보고 싶다는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을 가지신 권 할머니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참 모델을 볼 수 있었다. /주철우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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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산찾는 사람들 (응백 산악회)
글쓴이 : 초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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