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숙(43)씨는 거의 매주 등산을 한다. 주로 집 근처에 있는 청계산을 오르지만 계획을 세우고 북한산 등반에
나설 때도 있다. 스스로를 ‘등산 매니어’라고 칭하는 김씨는 요즘 등산복 때문에 조금 스트레스를 받는다. “등산용
재킷이 산에서 ‘신분의 상징’이라고들 말해요. 소재부터 달라 보이거든요. 거기다 요즘엔 스타일도 봐야 하니까
더 그렇죠.” 김씨는 “몇십만원씩 하는 등산복을 선뜻 사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쇼핑하러 가면 어쩔 수 없이 좋은
옷 앞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가을 산행을 준비하면서 김씨와 비슷한 고민에 빠진 사람이 많다.
요즘 등산복, 왜 이렇게 비싼 걸까. 전문가와 함께 등산용 의류에 관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풀었다.
Q. 대개 ‘고어텍스’ 마크가 붙어 있는 등산복이 고가다. 왜 그럴까.
A. 특수 소재인 ‘고어텍스’는 특허가 있는 제품으로 미국의 고어텍스사(社)가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어서 그렇다.
본래 우주용 섬유로 개발된 고어텍스는 1970년대 미국에서 등장했다. 윌버트 고어와 그의 아들 로버트, 로웨나
테일러가 우주용 섬유를 개발하면서 시작됐다. 우주의 높은 온도 등 특수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소재를 개발하다
보니 고어텍스는 현재의 아웃도어 의류에도 적합한 특수 소재의 특허를 많이 보유하게 됐다. 폭우나 폭설 등을
견디면서 활동해야 하는 아웃도어 의류는 방수도 잘돼야 하고 옷을 입은 사람의 체온 유지와 조절에도 신경 써야
하므로 통풍 역시 관건이다.
고어텍스 소재에도 가격 차이는 있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고어텍스를 사용한 등산용 재킷은 60만원을 웃도는 것도
있지만 기본적인 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한 것은 30만원대에서도 살 수 있다.
Q. 특수 소재가 아니라 면을 사용하면 가격을 낮출 수 있지 않나.
A. 등산용 의류는 등산 중에 흘린 땀을 빠르게 흡수해 몸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건강을 위해서다. 산 정상에 올라
본 사람이라면 한여름에도 계곡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다
바람이 불면 땀에 젖은 옷 때문에 한기를 느낄 때도 있다. 젖은 옷은 마른 옷보다 25% 정도 빨리 체온을 빼앗기
때문이다. 면은 물기를 빠르게 흡수하고 착용감이 좋으며 위생적이고 세탁하기도 편하지만, 빨리 마르지 않는다는
약점이 있다. 아웃도어 의류에 사용할 수 없는 이유다. 그래서 등산용 의류에는 면 소재 옷이 거의 없다.
Q. 대개 등산용 의류는 천이 조각조각 나뉘어 있는데 그래서 비싼 걸까.
A. 그렇다. 아무래도 재단에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인체의 움직임을 최대한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이 아웃도어
의류의 존재 목적이어서 절개선이 많다. 이를 위해 부위마다 기능을 조금씩 다르게 해야 하므로 각기 다른 소재를
사용한다. 또 산을 오르다 보면 바위와 나무 등 거친 물체와 마찰도 많아 이런 부위에는 더 질기고 튼튼한 소재를
써야 한다. 배낭에 자주 닿는 어깨와 팔꿈치 부위도 마찬가지다. 주머니는 배낭을 멘 채로 수납한 물건을 쉽게 넣고
뺄 수 있도록 만든다.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을 넣는 부위에 방수 기능은 필수다. 가슴과 겨드랑이, 옆구리 등 부위의
통풍성을 높이는 것도 등산복 디자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Q. 등산용 모자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는 권유를 자주 받는데.
A. 등산에서 모자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름철에는 뜨거운 햇볕을 차단해 일사병을 막아 준다. 날씨가
추워지면 모자는 더욱 중요하다. 겨울철에는 모자를 쓰는 것만으로도 두터운 스웨터 한 장을 입은 것만큼의 보온
효과를 낸다. 모자를 고를 때는 챙의 앞부분보다는 뒷부분이 더 넓은 것을 골라야 한다. 비와 햇볕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산행에 필요한 제품은 대개 가격이 만만치 않으므로 제대로 알고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모자도 3만~5만원은 줘야
살 수 있으므로 쓰임새를 잘 파악해 구입하는게 좋다. 장시간 걷는 일이 많은 산행에는 챙이 긴 것이 좋고 암벽
등반이나 험한 수풀을 헤치며 걸어야 하는 오지 산행이라면 챙이 짧고 부드러운 게 좋다. 목적에 맞지 않는 모자를
고르면 오히려 산행에 방해가 될 뿐이다. 모자는 거추장스러우면 주머니나 배낭에 넣어 뒀다가 필요할 때 다시 써도
구김이 가지 않는 것이 좋고 머리 크기에 맞춰 조절 가능한지, 턱끈이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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