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의 인물들

▣ 아계유고<鵝溪遺稿>의 저자 이산해(李山海)는?

초심방 2009. 9. 22. 10:23

▣ 아계유고<鵝溪遺稿>의 저자 이산해(李山海)는?
이산해는 본관이 한산(韓山)으로 자는 여수(汝受)이고. 호는 아계(鵝溪).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1561년(명종16년) 문과에 급제. 부제학 . 대사간. 도승지. 대사헌. 이조판서. 우의정을 거처 52세에 영의정에 올랐으나. 선조25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유성룡과 함께 서수론(西狩論)을 주장하여 어가가 의주로 몽진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나. 이 일로 개성에서 탄핵을 받아 파직되고 평양에 가서 다시 양사(兩司)의 탄핵을 받아 당시 강원도 평해(平海)에 귀양을 오게 된다. 이때가 그의 나이54세였다.
평해 에서의 유배생활 3년은 이산해에게 있어 문학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시기였다고 역사가들은 평하는데. 그의 저서인 아계유고(鵝溪遺稿)에 실려 있는 시 840수 가운데 절반이 넘는 483수가 이 기간에 지어진 것이거니와, “그의 시는, 초년에 당시(唐詩)를 배웠고 만년에 평해로 귀양가 있으면서 조예가 극도로 깊어졌다.” 허균(許筠)의 평가에서도 알 수 있다.
57세 때 사면된 그는 영돈녕부사(領敦寧府事)로서 홍문관. 예문관 대제학을 겸임하였고, 61세 때는 다시 영의정에 올랐으나 탄핵을 받고 이듬해에 모든 공직을 사퇴. 충남(忠南) 신창(新昌) 시전촌(枾田村)으로 내려가 시문으로 소일하였다. 그 후 선조가 승하하자, 그는 70세의 고령임에도 대행대왕(大行大王)의 지문(誌文)을 짓고, 국정을 정권의 이양을 무사히 마무리 하였다.
광해군 원년인 1609년 평소 장래가 촉망되던 둘째 손자 구(久)가 요서(夭逝)하자 이에 총격을 받아 지병이 악화, 서울 장통방(長通坊)에서 71세의 파란 많은 일생을 마쳤다.
아계유고 제3권에 기성록(箕城綠) 잡저(雜著) 달촌기(達村記). 정명촌기(正明村記). 울릉도설(鬱陵島說). 사동기(沙銅記). 오곡연당기(梧谷蓮塘記). 팔선대기(八仙臺記). 응암기(鷹巖記). 황보촌기(黃保村記). 마암기(馬巖記). 우암기(牛巖記). 다천기(茶川記). 해월헌기(海月軒記). 안당장전(安堂長傳). 안효자전(安孝子傳). 안주부전(安主簿傳). 월송정기(越松亭記). 곡두기(鵠頭記). 해빈단호기(海濱蜑戶記). 망양정기(望洋亭記). 서촌기(西村記). 증옥보상인서(贈玉寶上人序). 유수진사기(遊修眞寺記). 유광흥사기(遊廣興寺記). 유선암사기(遊仙巖寺記). 유백암사기(遊白巖寺記). 김원성전(金原城傳). 죽봉기(竹棚記). 순리전(循吏傳). 기성풍토기(箕城風土記). 현제 위치는 울진군 기성면 황보에 이산해(李山海)유배지다.

▣팔선대기(八仙臺記)
수정계(水精溪)가 태봉의 남쪽에 맑은 물을 그득 모아두었고 그 가운데 불쑥 솟아오른 것이 팔선대(八仙臺)인데 그 명명(命名)한 뜻은 자세히 알 수 없다. 나는 일찍이 생각하기를, “신라(新羅) 때에는 선인(仙人)과 도사가 많았으니 영랑(永郞) 수랑(水郞):신라 때 금강산 인근의 삼일포(三日浦)에 내려와 놀았다. 는 네 신선 중 두 사람. 수랑은 술랑(述㫰)의 오기(誤記)인 듯하다. 같은 이들이 한번 노닒으로 인해서 이렇게 명명되지 않았을까.” 하였다. 그런데 노인들이 전하는 말을 들으니. “옛날에 태수(太守)의 아들이 나그네와 이곳에 노닐었는데 마침 함께 모인 사람이 여덟 명이었으므로 이렇게 명명하게 되었다.” 하였으나, 이 또한 과연 사실인지는 알 수없다.
아, 신선에 관한 이야기들은 허탄(虛誕)하다. 신선의 유무(有無)와 허실을 진실로 분간할 수 없거니와, 설령 신선이 있다손 치더라도 필시 광채를 감추어 범속한 사람들이 자취를 알 수 없도록 할 것이다. 어찌 정자나 누대 따위에 이름을 걸어두어 그 종적을 가벼이 세상에 퍼뜨리겠는가. 어쩌면 태수의 아들과 한께 노닐었던 나그네들이 지선(地仙)이나 도사의 무리로 속세에 섞여 사는 이들이 아니라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
내가 우거(寓居)하고 있는 달촌이 이 대(臺)와 거리가 매우 가깝기에 폭건(幅巾)을 쓰고 려장(藜杖)을 짚고서 날마다 이곳을 왕래하며 피로한 굽어보이는 든다. 산에 비가 막 걷히고 솔 그늘이 대(臺)에 가득하며 아래로 굽어보이는 맑은 못은 새로 닦은 거울 같고 작은 은빛 물고기들이 발랄한 모습으로 헤엄칠 때 노쇠한 얼굴, 흰 머리털로 그 위에 누워 산 빛, 구름 그림자와 더불어 그 푸르고 맑은 기운 속을 배회하노라면 심신(心身)이 화락하여 물아(物我)를 잊게 되니, 또한 유배 생활 중의 한 특기할 일이라 하겠다.
대(臺)는 일정한 이름이 없는데, 후세 사람들은 필시 적선대(謫仙臺)라 이름 할 것이다.
후포역사연구회 부회장 신 진 철
1)월송정(越松亭)
들쭉날쭉 붉고 푸른 비늘 무더기로 쌓이니
일만 용이 일제히 춤추자 큰 바람 우레 소리(주1)
진세의 속된 무리 자취 남기지 못하게 하라
응당 신선 늙은이가 학을 타고 찾아오리니
(주1)들쭉날쭉.....우레 소리: 월송정을 둘러싼 울창한 적송(적송)과 그 숲이
바람에 일으키는 송뢰(송뢰)를 형용한 말이다.

2)팔선대(八仙臺)
관로 가에 불쑥 솟은 저 푸른 바위ㅣ
천고의 신선 자취가 참으로 아득하여라
날 저물자 어부 초동 모두 가버리고
푸른 봉우리 그림처럼 시내 정자를 둘렀네.

3)경파해(鯨坡海)
잘 닦은 거울인 양 고요히 잠든 바다
세 섬의 부상이 차례로 벌여 섰겠지
뗏목을 타고 가서 일출을 보고 싶지만
고래와 악어가 횡포를 부릴까 걱정이 라네

4)온탕정(溫湯井)
백암산 아래에 온천이 있어
한 표주박 물로도 온갖 병이 낫는다네.
이제부터 자주 가서 몸을 씻어서
이 늙은이 묵은 시벽을 치료해 봐야지

5)조도잔(鳥道棧)
서린 뱀인 양 아스라이 절벽에 매달린 잔도
다소의 행인들 모습 그림 속을 지나는 듯
발 한번 듦에 사생이 달렸다고 두려워 말라
자칫하면 등한한 평지에 풍파가 일어난다네.(주2)
(주2)자칫하면....일어난다네.: 당(唐) 나라 유우석(劉禹錫)의
죽지사(竹枝詞)에 “늘 한스러운 건사람 마음이 물처럼 고요하지
못해. 등한한 평지에 풍파를 일으키는 것 일세“ 라 하였다. 즉
마음이 자칫 흔들리면 평탄한 땅에서 풍파가 일어나는 법이라는 뜻이다.

6)해당안(海棠岸)
동풍이 만 그루 꽃을 불어 젖히고
막 솟은 아침 해는 채색 놀에 비치네.
십 리라 은빛 모래 붉은 비단 속
백구가 오가며 번화함을 맘껏 누리네.

7)계조암(繼祖菴)
바다 어귀를 누르듯 절정에 앉은 선방
가을바람에 계수 열매가 어지러이 떨어지네.
누더기를 두른 노승은 한가히 일이 없어
손이 오자 산봉우리에 흰 구름을 스는구나.

8)망양정(望洋亭)
바다를 낀 높은 정자 전망이 탁 트여
올라가 보면 가슴 속이 후련히 씻기지
긴 바람이 황혼의 달을 불어 올리면
황금 궁궐이 옥거울 속에 영롱하다네.(주3)
(주3)황금 궁궐이.....영롱하다네.: 황금 궁궐은 달 속에 있다는
전설상의 궁궐이고. 옥거울은 달을 형용한 말이다.
후포향토지킴이 신 진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