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세상, 별난사람

여군 첫 공격헬기 조종사

초심방 2006. 7. 22. 08:30

[군대야놀자] '여군 첫 공격헬기 조종사' 김효성 중위


[스포츠서울] 목소리부터 아주 시원스럽고 씩씩했다. 김효성 중위(27). 21일 충남 논산의 육군항공학교 조종사 양성반 수료식에서 대한민국 육군 역사상 처음으로 여군 공격헬기 조종사가 된 주인공이다.

수료식을 이틀 앞둔 19일 기자의 전화를 받은 김중위는 말 끝마다 “~다,~까?”를 붙였다. “김효성 중윕니다”라고 전화를 받고는 매 질문마다 또박또박 분명한 어조로 거침없이 대답했다. 인터뷰 내내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드는 자신감이 전화선을 타고 전해졌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기에 간다

육군은 지난 1981년 처음 여군 육군 헬기 조종사를 배출한 이래 18명의 여군 헬기조종사를 탄생시켰다. 이제까지 여군 헬기조종사들은 모두 기본 기종인 500MD나 UH-1H, UH-60등 일반 기동헬기를 몰아왔다. 김중위는 여군이 헬기 조종간을 잡게 된 지 25년만에 공격헬기의 조종석에 여성의 몸으로 앉게 된 것. 여성이 뚫기에 이토록 오랜 세월이 흐른 것은 공격 헬기의 특성상 몸집이 작으면 조종이 힘들기 때문이다. 170㎝이상이 돼야 공격헬기를 몰 자격이 주어진다.

지원동기를 묻자 “다른 삶을 살고 싶었다”란 답이 돌아왔다. “대학(동국대)에서 종교학을 공부하다가 군인을 택한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군인으로서 또 다른 삶인 조종사가 왠지 끌렸다”며 “공격헬기를 지원한 것은 여군 최초의 자리란 의미가 컸다. 또, 이왕 할 것이면 가장 힘든 분야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중위가 앞으로 몰게 될 일명 코브라헬기에 대해 궁금해 하자 ‘무기는 어떤 어떤 종류 몇 발을 장착했고, 제원은 어떻고’등등 전문적인 군사지식이 녹음기 틀어놓듯 술술 나왔다. 준비가 잘 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고마운 사람들

충남 서산 출신인 김중위는 할머니 강난수씨(74)의 손에 키워졌다. 아버지는 3녀 중 장녀인 김중위가 초등학교 2학년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떴다. 이때부터 농협에 근무하는 어머니 이순숙씨(54)가 생계를 책임져야했다. 이 과정을 설명하면서도 김중위는 “그래도 형편이 어렵지는 않았다”고 밝게 말했다. 이어 “나중에 베테랑 조종사가 되면 할머니를 헬기에 태워 파란 하늘 구경을 시켜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도중 할머니를 꼭 호강시켜드리겠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자신을 첫 공격헬기 조종사로 키워준 육군항공학교 교관 정규천 소령도 평생의 은인으로 꼽았다. 군인이 되는 것을 심하게 반대했던 어머니에 대해서는 “그 동안의 고생을 보답해드리겠다”고 했다. 앞으로 오랜세월 코브라 헬기를 사랑해야 할 주황색 스카프의 이 여군 장교에게는 아직 남자 친구가 없단다.

백상현기자 shba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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