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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만원의 행복

초심방 2005. 8. 17. 15:42
남편이 잠못이루고 뒤척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주머니에서 꼬깃한 만원짜리 한장을 꺼냅니다.
무슨 돈이냐고 묻는 아내에게
남편은 자기의 비상금 이었느데.....
당신의 핼쓱한 모습이 안스럽다며
내일 몰래 뷔페에가서 소고기 실컷먹고 오라고 주었습니다.

만원짜리 한장을 펴서 쥐어주는 남편을 바라보던
아내의 눈가엔 물기가.....
"여보 저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어제밤 남편에게서 만원을 받은
아내는 이튿날 뷔페에 가질 못했습니다.
못먹고 산지 하루 이틀도 아닌데....
노인정에 다니시는
시아버지께서 며칠째 마음이 편찮으신 모양입니다.
아내는 앞치마 에서 그 만원을 꺼내
노인정에 가시는 시아버지 손에 쥐어 드렸습니다.
"아버님 만원이에요.
제대로 용돈 한번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작지만 이돈으로 신세진 친구분들 하고 약주나 나누세요."

시아버지는 어려운 살림을 힘겹게 끌고 나가는
며느리가 너무도 안스러웠습니다.
시아버지는 그돈 만원을 쓰지 못하고
노인정에 가서 실컷 자랑만 했습니다.
"여보게들! 우리 며느리가 오늘 용돈 빵빵하게 줬다네..."
그리고 그돈을 장롱 깊숙한곳에 두었습니다.

다음해
설날 할아버지는 손녀의 세배를 받습니다.
기우뚱 거리며 절을 합니다.
주먹만한 것이 훌쩍자라
내년엔 학교에 간답니다.
할아버지는 손녀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습니다.
오냐.. 하고 절을 받으신 할아버지는
미리 준비해 놓은 그 만원을
손녀에게 세뱃돈으로 줍니다.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손녀딸은
마냥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세뱃돈으로 받은 손녀는 부억에서
손님상을 차리는 엄마를 불러 냅니다.
"엄마... 책가방 얼마야?"
엄마는 딸의 속을 알겠다는 듯 싱긋 웃습니다.
"왜 우리딸 학교에 가고 싶니?"
손녀는 할아버지 에게서 받은
만원을 엄마에게 내밀었습니다.
"엄마에게 맡길래...
내년에 나 예쁜 책가방 사줘요.??"

요즘 남편이 힘든 모양입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안하든 잠꼬대 까지....
아침에 싸주는 도시락 반찬이 매일 신김치 쪼가리 뿐이라...
몹시 마음이 아픕니다.
아내는 조용히 일어나 남편양복 주머니속에
낮에 딸이 맞긴 만원을 넣어 둡니다.
"여보, 내일 좋은 것 사서 드세요..." 라는 쪽지와 함께


- 농협 아리오피스에 기고한글 -


만원의 돈이 이렇듯 한 가정을 화목하게 만듭니다.
님들!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 되십시요.....

- 승 열 -
출처 : 평해초등학교53회
글쓴이 : 0502-787-7870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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